마음 (2960)


만결회원여러분!
'자비의 마음은 책을 읽어서 얻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서 얻는 것도 아니며 오직 행을 통해 얻을 수 있을 뿐입니다.

원효스님의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어느 날 대안대사가 굴 앞 풀밭 위에 새끼 너구리 아홉 마리에게 칡뿌리를 먹이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눈도 못 뜬 새끼 너구리들은 주둥이를 내민 채 낑낑대고 있었고, 어미의 젖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대안대사가 원효스님에게 너구리를 맡기고 마을로 소젖을 얻으러 간 사이 새끼 한 마리가 죽었다.

대안대사가 소젖을 얻어 돌아와 보니 원효는 그 죽은 너구리 새끼를 위해 법화경을 읽고 있었다.

그래서 대안대사가 물었다.
"너구리가 법화경(法華經)을 알아듣소?"
"너구리가 무슨 경을 알아듣겠습니까?

대안대사가 소젖을 다른 새끼 너구리에게 먹여주며 말했다.
"아가 젖 먹어라, 자 멍! 네 어미젖만 못하겠지, 자 멍!"

그리고 원효대사를 돌아보고 말했다.
"이것이 너구리가 알아듣는 경이오!"

대안대사가 차례로 젖을 먹이는데 마지막 한 마리는 너무 쇠약한 나머지 죽고 말았다.
대사는 죽은 새끼 너구리를 곁에 놓아두고 젖을 따라 놓은 뒤 굵은 눈물을 떨구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원효는 놀랐다.
대안대사의 눈물은 무연(無緣)의 눈물이었다.

자신과 인연이 있는 사람을 위해 흘리는 중생의 눈물과는 달랐다.
비로소 원효는 대비(大悲)의 뜻을 알았던 것이다.

대비의 눈으로 세간을 바라볼 때 어찌 눈물이 비 오듯 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서림미담]에서 옮겨온 글입니다.

내일 계속 됩니다.

이제 2021년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한 해 동안 가족들이나 직장 동료들, 친구들이나 이웃들에게 섭섭하게 한 일들이 없었는지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섭섭한 일이 있다면 연말을 기하여 잘못된 것을 진정으로 사과하고 섭섭함을 풀어 주어야 새로운 새 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 자신이 진실한 마음을 내면, 상대도 반드시 진실한 마음을 낼 것입니다.

천년고찰 천축산 불영사 청향헌에서 차가운 공기가 신선한 겨울날 아침에......

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합장.

* 위 사진은 햇살이 밝은 한낮, 혜능선사의 부도탑 주변의 청정하고 장엄한 풍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