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3442)


부처님 생애 -(6)

쟁기 끝에 파헤쳐진 흙 속에서 벌레가 꿈틀거렸다. 이때 새 한 마리가 날아들더니 벌레를 쪼아 물고 공중으로 날아갔다.

순식간에 한 생명이 사라졌다.
살려고 발버둥 치던 벌레는 왜 새의 입속으로 들어갔나? 새는 왜 벌레를 잡아먹나?
어린 싯다르타는 충격을 받았다. 그곳에 더 머물 수가 없었다. 방금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서 일행을 떠나 숲으로 발길을 옮겼다.

숲속 깊숙이 들어가니 아름다운 나무가 보였다. 나무는 땅과 하늘을 이어주는 기둥 같았다.

어린 태자의 가슴에 여러 갈래의 문제가 한꺼번에 뒤얽혔다. 태자의 눈에는 아직도 또렷하게 어른거렸다. 먹고 살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땀을 흘리며 일하던 농부들, 흙 속에서 나와 꿈틀거리던 벌레, 그 벌레를 물고 사라진 날짐승....
'어째서 살아 있는 것들은 서로 먹고 먹히며 괴로운 삶을 이어 가야만 할까? 무슨 이유로 그렇게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그의 눈에는 삶 자체가 괴로움이었다.

소년 싯다르타는 한번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미였다.

"큰일났다, 태자님이 안보인다!"
"큰일났다, 태자님이 없어졌다!"

행사가 끝나 왕을 모시고 궁중으로 돌아가려던 신하들은 어린 태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안절부절 못했다. 사방으로 흩어져 여기저기 찾아 헤매던 끝에 큰 나무 아래 앉아 깊은 명상에 잠겨 있는 태자를 보았다.

소년의 모습은 단정했다. 평화스럽고 거룩했다. 열두살 소년인 태자는 정말로 거룩했다.

신비한 빛이 태자 주변에 은은히 어리어서 신하들은 감히 태자에게 감히 말을 걸 수가 없었다. 왕은 조심스레 아들 곁으로 다가가서 말했다.

"싯다르타, 이제 해도 저물었으니 그만 일어나 궁으로 돌아가자."
-[불교성전] 에서-

내일 계속 됩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지금에 만족하고 지금에 집중하자"

오늘도 자기 자신의 소중한 삶에 정성을 다하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하루 이어가시길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천년고찰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합장.

* 위 사진은 파란 하늘과 활짝 핀 봄꽃들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불영지 주변의 청정하고 평화로운 풍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