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1001)


부처님의 제자-(11)

"그렇다. 라훌라야 너도 바로 그와 같다. 비록 나의 제자요. 국왕의 손자로서 세상의 모든 영화를 버리고 사문이 되었지만, 정진하여 행동을 삼가고 말을 조심하지 않고 더러운 세 가지(貪,嗔,痴)독이 네 가슴에 가득 차서 이 물과 같기 때문에 다시 쓸 수 없는 것이니라."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떨군 채 서 있는 라훌라에게 부처님은 또 이렇게 말씀하셨다.
"라훌라야, 이 물을 내다 버리고 그릇만 가져 오너라."
라훌라는 시키는 대로 했다.

라훌라가 가져온 그릇을 가리키며 부처님은 물으셨다.
"라훌라야, 이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을 수 있겠느냐?"
"없습니다."
"왜 그러하냐?"
"손발을 씻던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너 역시 이 물그릇과 다를 바 없느니라.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일삼고 수행을 게을리해 더러워진 너라는 그릇에 어찌 깨달음이라는 귀한 보물을 담을 수 있겠느냐?"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며 깨달은 바가 있던 라훌라는 그날 이후 열심히 수행에 전념했다.

라훌라는 부처님과 다른 수행자들의 보살핌과 가르침으로 인해 서서히 참된 수행자로 거듭 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홀로 앉아 고요히 선정을 즐기던 중 홀연히 깨달음을 얻었다.
이 소식을 들은 부처님은 크게 기뻐하시며 "깨달았다는 아만심을 일으키지 말고 지금보다 더 열심히 정진 수행하라."고 당부하셨다.

라훌라는 밀행 제일이라 불리며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명으로 꼽힐 만큼 훌륭하게 성장했다.
이는 부처님과 현명한 스승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그들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 속에서 살려 낸 라훌라의 노력이야 말로 가장 큰 요인이었다.
법의 재보를 물려받은 라훌라는 그 기대에 훌륭하게 부응했다.
-「붓다와 39인의제자」에서-

내일 계속됩니다.

만결회원여러분!
밀밭에 보리가 나면 잡초가 되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도 하루에 집중하는 힘찬 하루 이어가시길 기원 드립니다.

오늘은 초하루 법회와 신중탱화 점안식이 있습니다.

천년고찰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사월 초하루 법회 날 아침에 부처님 전에 차를 올리며....

불영사회주 심전일운 합장.

※ 위 사진은 대웅보전 현판과 아름다운 연등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