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발신]
마음 (3998)


법보단경 유통을 당부하다. - (20)

육조스님께서 게송이 끝난 뒤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지내도록 하라.
내가 열반한 뒤 세속 사람처럼 슬피 울고 조문을 받거나 상복을 입는다면 나의 제자가 아니요.
또한 바른 법도 아니니라.

오직 자신의 본디 마음과 성품을 알고 볼 뿐이다.
이 자리는 고요하다거나 어지러울 것도 없고, 생겨나거나 없어질 것도 없으며, 오고 감과 옳고 그름도 없고, 머무름이나 갈 곳도 없다.

너희들이 어리석어 내 뜻을 알지 못할까 걱정이 되기에 오늘 다시 너희들이 참성품을 보도록 부탁한다.

내가 열반한 뒤 내 말에 따라 수행하면 내가 살아 있는 것과 같다.
나의 가르침을 어긴다면 내가 더 오래 산다 해도 너희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없다.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만 가만 우뚝 앉아 좋은 일도 하지 않고 활기차게 살아가며 나쁜 일도 하지 않아 듣고 보는 온갖 경계 끊고 보니 텅 빈 충만 큰 마음이 활짝 열려 집착할게 전혀 없다.

-[六祖壇經] 에서-

만결회원여러분!
대나무 밭을 산책하며 영준스님이 취미선사에게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온 분명한 뜻입니까?"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그대에게 말해 주겠다."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말씀해 주십시오."

선사가 대나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한 줄기는 길고, 저 한 줄기는 짧다."

짧으면 짧은 대로 완전하며, 길면 긴 대로 무결하다.
그런데 세상은 짧은 것은 긴 것을 부러워하고, 긴 것은 짧은 것을 업신여긴다.

작으면 작은 대로 부처요. 크면 큰 대로 부처이니, 작은 부처 큰 부처 시비하지 말라.

길고 짧은 그대로 조사의 뜻이요, 부처의 현현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가 부처이다.

-[전등수필] 에서-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오늘을 축복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살자"

깊어가는 가을 산사는 참으로 고요하고 고즈넉한 가운데 우리 승가의 스님들 정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선물같은 축복의 하루를 깊이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열어 가시길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천년고찰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佛影寺 住持 心田一耘 合掌.

* 위 사진은 색색의 단풍이 울긋불긋 곱게 물든 한 폭의 동양화 같이 아름다운, 불영사 청정하고 장엄한 가을 풍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