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3839)


13. 와륜 (臥輪)선사의 게송

어떤 스님이 와륜 선사의 게송을 갖고 말하였다.

나에게는 뛰어난 기량이 있어
쓸데없는 온갖 생각 끊을 수 있고
모든 경계 대하고도 흔들림 없어
깨달음이 매일매일 깊어지도다.

육조스님께서 이 게송을 듣고 "이 게송은 아직 마음자리를 밝히지 못했다. 이에 기대어 공부하면 번뇌만 더 생길 것이다." 고 말씀하셨다.

이로 인해 게송을 하나 지으셨다.

나에게는 이런저런 재주가 없고
일어나는 모든 생각 끊지를 않아
경계 따라 온갖 마음 일고 또 이니
이 자리에 깨달음이 있을까보냐.

-[六祖壇經] 에서-

만결회원여러분!
육조스님께서는
와륜의 공부가 아직 진행 중에 있으며, 완전히 불이(不二) 중도(中道)에 계합되지 못하였음을 알고, 아직 마음 바탕을 완전히 밝히지 못했으니, 그런 식으로만 계속 수행해 나간다면 얽매임만 더할 것이다. 라고 하시고 경계한 말씀입니다.

거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완전히 불이법에 계합하게 하고자 하신 가르침입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오늘을 축복하며
지금 이 순간을 살자"

오늘 지금 이 순간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평상심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기를 간절히 발원합니다.

무문혜개 선사는
'봄에는 백 가지의 꽃들이 피고
가을에는 밝은 달이 뜨고
여름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고
겨울에는 은색의 눈이 내린다.'
라고 하셨습니다.

이번에 추석 한가위의 밝은 달을 보셨습니까?

그 밝은 달은 대가를 바라고 지구를 비추는 것은 아닙니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보시를 불가에서는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라고 합니다.

이러한 보시는 그 어떤 보시보다도 공덕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황금 같은 추석 연휴가 끝났습니다.

명절에도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고 너무 수고를 많이 해 주신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오늘도 선물같은 축복의 하루를 가족들과 함께 이웃들과 더불어 평화롭고 행복하게 열어 가시길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천년고찰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佛影寺 住持 心田一耘 合掌.

* 위 사진은 맑고 파란 하늘의 하얀 구름과 코스모스 꽃무릇 등 활짝 핀 가을꽃, 텃밭에 싱싱하게 자라는 배추 등, 불영사의 싱그럽고 아름다운 가을 풍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