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3929)


9. 생멸이 없거늘 어찌 뜻이 있겠습니까

영가현각 (永嘉玄覺) 선사 - (3)

현각 : 생사(生死)의 일이 큰데 세상의 변화는 너무나 빠릅니다.

육조 : '생멸이 없는 법'과 변함이 없는 영원한 자리를 어찌 체득하여 알지 못하는가?

현각 : 체득해보니 생멸이 없는 법이고, 알고 보니 본디 빠르고 더디게 변해 갈 것이 없었습니다.

육조 : 맞다, 맞는 소리이다.
(현각이 위의를 갖추어서 육조스님께 절을 하고 떠날 인사를 하니 육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육조 :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그리 크신가?

현각 : 본디 마음은 움직이는 것이 아닌데 어찌 빠르고 더딘 마음이 있겠습니까?

육조 : 누가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줄 아는고?

현각 : 스님께서 분별하고 계십니다.

육조 : 그대는 정말 '생멸이 없는 뜻'을 알았구나.

현각 : 생멸이 없거늘 어찌 뜻이 있겠습니까?

육조 : 뜻이 없다면 누가 분별하는고?

현각 : 분별한다 해도 또한 뜻이 아닙니다.

육조 : 훌륭하다. 적어도 하룻밤은 쉬었다 가라.

(이때의 인연으로 그를 일숙각(一宿覺)이라고 불렀다. 뒷날 증도가(證道歌)와 영가집(永嘉集)을 저술하니, 훌륭한 책으로서 세상 사람들이 많이 보았다.)

-[六祖壇經] 에서-

만결회원여러분!
이 마음공부는 분별을 하지 않는 공부가 아니라, 분별하되 분별이 없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말을 함에도 말에 구속되지 않고, 분별을 함에도 분별이 없는 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드디어 육조스님께서 훌륭하다고 증명하시고 하룻밤 묵고 가라 하여 일숙각이라 불렀고, 영가 현각의 증도가와 선종영가집은 선종의 대표적인 법문집으로 유명합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산사는 한 계절이 바뀌고, 또 다른 멋진 절기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음에 번뇌가 일고 망상이 이는 것은 끊지 못하는 인연 때문이요.
세상이 시끄러운 것은 내 마음이 고요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끊임없는 사랑과 무한한 자비심으로 오늘 하루 힘차고 즐겁게 열어 가시길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천년고찰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佛影寺 住持 心田一耘 合掌.

* 위 사진은 밝은 아침 햇살과 흰 구름 둥실 떠있는 맑고 파란 하늘이 아름다운, 불영사 후원 주변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풍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