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1305)



어제 아침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난 이후의 불영산사는 기운이 청정하고 맑아 우리 보배 텃밭에 씨를 뿌리기로 하고 모처럼 아침 햇살 받으며 밭으로 나왔다.

일 년 동안 스님들의 공양상을 책임져 줄 텃밭에 얼마 전 밭을 고르고 다듬어 감자를 심었고, 또 맞은편 밭에는 고추를 심기 위해 준비를 해 놓은 상태이다.

오늘은 상추 아욱 근대 토마토 블루커리 시금치 쑥갓 등 씨를 뿌려 봄부터 늦가을까지 우리 스님들의 공양을 책임져 줄 채소를 골고루 뿌리기로 했다.

지금은 봄 산철 결제를 해제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후원 대중 스님들과 함께 봄쑥을 캐는 울력도 함께 하기로 하고 손에 호미와 그릇들을 챙기고 쑥을 캘 칼들을 들고 나왔다.

아침 햇살이 온 도량을 비추이고 봄 산에 꽃들과 잔디밭 주변으로 피어난 야생화 꽃들이 아침 이슬을 머금고 반갑게 맞고 있었다.

대중 스님들의 해맑은 모습이 천진한 아이처럼 영지 주변 잔디밭에 모여 웃고 이야기하며 쑥을 뜯고 있었고, 저는 텃밭에서 씨를 뿌리니 가슴 가득 수행자로서의 환희심이 차올랐다.

그리고 오늘 아침 쑥버무리떡 (쑥털털이떡)을 행자들이 만들어서 공양을 올리기로 했다.
첫번째로 솜씨를 드러내는 좋은 기회로 행자들의 정성이 얼마만큼 드러날지 우리 대중들은 기대하고 있다.

만결회원여러분!
이러히 아름다운 봄날이지만, 이 시간도 지나가 버리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 이 소중한 시간 절대로 헛되이 보내지 마시길 그리고 감사하고 소중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삶의 새로운 대안은 불필요한 것을 비워 내는데 있습니다.
그 자리에 가치 있는 것들을 채우기 위해 오늘도 땀 흘리는 하루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주인은 당신입니다.
이 소중한 시간 시간이 쌓여 나라는 주인공을 만들어 가기 때문입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한가로운 산사 불영사 청향헌에서 맑고 평화로운 봄날 아침에...

불영사 회주 심전 일운 합장...

* 위 사진은 텃밭에 씨를 뿌리고 있는 회주스님과 대중스님의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