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3087)


-지혜와 자비의 말씀- (15)

가난한 여인의 등불

사왓티에 한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여인은 너무나 가난했기 때문에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밥을 빌어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어느 날 온 성안이 떠들썩한 것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빠세다니왕은 석 달 동안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옷과 음식과 침구와 약을 공양하고 오늘 밤에는 또 수 만개의 등불을 켜 연등회(燃燈會)를 연다고 합니다.
그래서 온 성안이 이렇게 북적거립니다."

이 말을 들은 여인은 생각했다.

'빠세다니왕은 많은 복을 짓는구나.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 어떻게 할까?
나도 등불을 하나 켜서 부처님께 공양해야겠는데.'
여인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겨우 동전 두 닢을 빌어 기름집으로 갔다.
기름집 주인은 가난한 여인을 보고 기름을 구해 어디 쓰려느냐고 물었다.

"이 세상에서 부처님을 만나 뵙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이제 그 부처님을 뵙게 되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나는 가난해 아무것도 공양할 것이 없으니 등불이라도 하나 켜 부처님께 공양할까 합니다."

주인은 여인의 말에 감동하여 기름을 곱절이나 주었다.
여인은 그 기름으로 불을 켜서 부처님께서 다니시는 길목을 밝히면서 속으로 빌기를
'보잘 것 없는 등불이지만 이 공덕으로 내생에는 나도 부처님이 되어지이다.' 라고 했다.

밤이 깊어 다른 등불은 다 꺼졌으나 그 등불만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등불이 다 꺼지기 전에는 부처님께서 주무시지 않을 것이므로 아난다는 손으로 불을 끄려 했다.
그러나 꺼지지 않았다.
가사자락으로, 또는 부채로 끄려 했으나 그래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불교성전] 에서-

내일 계속 됩니다.

만결회원여러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등을 달아 불을 밝히는 이유는 어두운 밤길에는 밝은 빛이 그 길을 비추어주듯, 우리의 마음이 어두움 속에서 방황하고 길을 찾지 못할 때 반드시 밝은 빛이 필요한 것과 같습니다.

그 빛은 다름 아닌 지혜와 자비입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지금 행복하고 지금 감사하라"

오늘도 선물 같은 축복의 하루를 깊이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열어 가시길 진심으로 위로하고 응원합니다.

천년고찰 천축산 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합장.

* 위 사진은 활짝 핀 자목련과 색색의 연등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