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1852)


Dhp, 375.

여기 지혜로운 수행승에게
이것이야말로 바로 시작이다.
감관을 수호하고, 만족하고,
계율의 덕목에 따라 자제하는 것이다.

불수소유 (不受所有)
위혜비구 (爲慧比丘)
섭근지족 (攝根知足)
계율실지 (戒律悉持)

And this is the beginning here for a wise Bhikshu : watchfulness over the senses, contentedness, restraint under the law; keep noble friends whose life is pure, and who are not slothful.

-『법구경 진리의 말씀』에서-

만결회원여러분!
한 노스님이 젊은 상좌스님과 함께 산중 절을 찾아가는 도중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져 잠시 비를 피했다가 비가 그치자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한 시간쯤 가다보니 소나기로 인해 얕은 시냇물이 허리 가까이 불어났으며 물살도 세차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상좌와 함께 냇물을 건너려고 하는데, 어떤 새색시가 울상이 되어 있는 것을 보고 노스님은 그 색시를 등에 업고 냇물을 건네주었습니다.

새색시는 마을을 향해 가고 두 스님은 가던 길을 계속 갔습니다.
그런데 젊은 상좌스님이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아무 말도 없는걸 보고 노스님께서는
"너는 뭐가 못마땅해 그렇게 퉁퉁 부어 있느냐?"
"스님 저는 실망했습니다."
"무슨 일로?"
"스님 파계하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파계?"
"새색시를 등에 업지 않으셨습니까?"

그러자 노스님이 박장대소를 하며
"네놈이 파계를 했구나."했습니다.
그러자 상좌스님이 말했습니다.
"아니 스님이 파계하시고서 저보고 파계했다고요?"
"그래 이 녀석아, 나는 내려놓고 왔다. 너는 아직도 업고 다니지 않느냐?"

우리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는 가르침입니다.
도덕적인 계율은 자신을 위해서나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법도입니다

그러나 법이 사람을 얽어 매이게 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임을 바로 알아야 되겠습니다.

산은 늘 푸르고
물은 늘 흐른다.

오늘도 끊임없는 배려와 끊임없는 따뜻함으로 자비심을 실천하는 매 순간이 되시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참선도량 천축산자락 불영사 청향헌에서 청정하고 고요한 늦가을날 아침에...

불영사 회주 심전일운 합장.

* 위 사진은 비 개인 후 곱게 물들은 단풍이 아름다운, 불영사의 늦가을 풍광입니다.